0. 가게, 가게 주인

나는 6 여년동안 안사람과 함께 가부키쵸 근처에서 이 가게를 꾸려왔다. 그리 대단한 가게는 아니다. 낮에는 정식집을 하다가, 저녁엔 거기에 술도 곁들여 파는 그런 정도의 가게다. 그래도 오랜 기간 해온 장사라 단골도 좀 있다. 가부키쵸 근처에 가게를 차린 덕인가는 몰라도 가끔 괴짜같은 손님들이 들어온다는 것만 빼면 앞으로도 쭉 하고싶은 좋은 곳이다.

한두달 전인가, 젊은 단골 둘이 생겼다. 아주 젊다고까진 힘들겠지만 내 나이도 그렇고 이 가게를 찾는 손님층도 그렇고 대개가 40대는 넘은 아저씨들이다보니 그 둘은 젊다 해도 무방할 듯 싶다. 실제 나이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30대는 아직 안됐을 것같은 얼굴들이다.

보면, 일일이 정말 대조적인 사람들이다.

한명은 머리가 희다. 눈도 자세히 보면 벌겋다. 눈꺼풀은 기력없이 반쯤 감겨서는 뭐든 할 맘이 없어보인다. 그런 주제에 폐도령이 내린 이 시대에 목검을 매고 다닌다. 막부에 대항하지는 못하는 쇠락한 사무라이의 마지막 자존심인가 싶다가도 그 옷차림을 보면 다시 아리까리해진다. 안에는 양장을 갖춰입었으면서 겉은 하얀 기모노다. 이걸 뭐라고 하더라, 퓨전? 옷 챙겨입은 꼬락서니도 묘하다. 왼쪽 기모노는 멀쩡하게 입었으면서 오른쪽 기모노 소매는 빼놓았다. 그렇게 입는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내가 나이가 먹어서 젊은 사람들 감각을 따라가지 못하는 건가 했지만 아무리 봐도 유행은 아닌것 같다.

또 한명은 머리가 검다. 눈도 검은 것 같지만 잘 보면 약간 푸르스름한 느낌이 든다. 눈초리가 칼처럼 날카롭다. 좋게 표현해서 칼이지, 처음 가게에 들어오는 걸 딱 봤을때 든 인상은 수금하러 온 야쿠자였다. 요즘 시대에 허리 왼편에 진짜 칼을 차고 있어서 막부 관계자인 걸 알 수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게 없었으면 정말 야쿠자라고 착각할뻔한 판이었다. 그러고 얼마 뒤에 안 사실인데, 그 손님 신센구미 부장이라고 한다. 신센구미라 하면 거리에 서양식 제복을 입고 진종일 난리를 쳐대는 그 놈들 아닌가. 평소에도 그런 양옷을 입고 다닐까 했는데 그 부장 손님은 신발까지 일본식으로 갖춰서 검은 기모노를 입고 있었다. 담백하니 좋다고 생각했다. 진종일 검은 기모노만 고집하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하얀색과 검은색. 탁 보기만 해도 그 손님 둘은 반대처럼 보인다. 그런데 보면 의외로 이런저런게 비슷한 사람들인 것도 같다. 몸집도 비슷하고, 나이대도 얼추 비슷해 보인다. 말투도 좀 비슷하다. 주문하는 식사도 그렇다. 하얀쪽 손님은 밥 위에 팥을 산처럼 얹어달라고 하고, 검은쪽 손님은 밥 위에 마요네즈를 산처럼 뿌려달라고 한다. 본인들은 내 게 더 맛있니 네 게 더 이상하니 아웅다웅 하는데 사실 내가 보기엔 둘 다 같은 개밥을 먹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만드는게 개밥이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 둘이 주문하는 식사는 특히 신경을 써서 만들고 있다. 이 정성을 봐서 부디 언젠가는 정상적인 식사를 주문해줬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

오늘 그 둘은 밤 중에 들어왔다. 식사를 한다기 보다는 술 한잔 하려고 들어왔던 것 같다. 들어오기는 따로 들어왔는데, 자리가 부족했다. 그 둘이 서로 아는 사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합석해주십사, 요청했다. 먼저 들어온 쪽은 부장 손님 쪽이었다. 하얀쪽이 그걸 보고 눈을 팍 찌푸리길래 나가는 건가 싶었는데 의외로 자리에 앉았다. '너 때문에 내가 단골인 가게를 나가기는 싫어서 어쩔 수 없이 앉았으니까 내가 너랑 친해지고 싶어서 앉는 거라고 착각하지 말라고'-라던가 뭐라던가 하는 승강이의 시작을 들으면서 난 내 자리로 돌아갔다.

그 둘의 술이 꽤 진행되었을 즈음이다. 그 자리에서 소리가 약간 높아졌다. 봐보니, 과연, 말싸움이 일은 모양이었다. 그 둘이 이 가게에 같이 있을때엔 작게라도 소란이 없었던 적이 드물어서 역시나 싶었다. 적당한 순간을 잡아서 말리든가 배웅을 하든가 해야해서 잠시 지켜보았다. 뭔가를 하네, 못하네 하는 말이 오가는 걸 봐선 평소의 기싸움이 아닌가 했다. 마주쳤을때마다 저러는 것도 젊음이다 싶었다. 나도 저렇게 혈기를 주체하지 못했던 때가 있었는데 말이지. 서로 멱살을 잡아가며 싸웠어도 친했던 옛친구들이 떠올랐다. 아아. 그럴때도 있었지. 그런 걸 생각하고 있자니, 저 둘의 시끌벅적함도 약간은 부드럽게 바라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도 결국은 너무 시끄러워져서 밖으로 내다보냈다.
다음에 저 둘이 가게에서 마주칠 땐 부디 사이가 더 좋아져 있길 바란다.


1. 가게 앞, 히지카타

뭐가 시작이었는지는 모르겠다.
뭐가 시작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일은 이렇게 되었다.
어쩌다 한 자리에서 술을 같이 따르다가, 어쩌다 침대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그리고 진짜 어쩌다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 일단 난 정말 해본 적이 없는 일이었고 내 앞에서 술잔 머리를 혀로 낼름대던 그 놈도 경험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어쩌다, 그 중간과정은 기억나지 않는데, 정말 어쩌다 그냥 한번 해보자는 말이 나온 거다. 제정신이 아니었다. 인정한다.

하여간 술이 문제다.

지금 대체 내가 왜, 해결사 놈이랑 그렇고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따뜻한 가게를 나서야만 하는 거지?


2. 길, 긴토키

어떤 모양이었는지 기억도 안나는 달이 이미 보이지도 않는 오밤. 달은 보이지 않지만 거리는 밝다. 원래 이런 시간이 가장 활기를 띌 시간인 거리다. 번쩍거리는 네온사인과 밖에 내걸린 붉은 등이 괜히 눈길을 끄는 가부키쵸. 방음이 잘 되지 않는 가라오케에서 소음에 가까운 노래가 새어나오고 제대로 된 걸음을 걷지 못하는 사람들이 동행에게 부축받으며 소리를 높이고 있다. 음주단속에 걸릴까 싶은 남자들이 운전하는 차 엔진소리도 여기저기 울린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느껴지는 공기는 차다. 따뜻한 가게에서 막 나왔을 땐 그게 더 차게 느껴졌다. 술기운에 몸 안이 뜨거울 때 피부에 닿아오는 거리의 그 냉기는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약간은 식혀줬다.

그 덕분에 난 옆을 걷고있는 마요라를 흘끔 거리며 생각이란 걸 할 수가 있었다.

야. 우리. 아니, 우리라는 단어로 너와 나를 엮어버리고 싶은 건 아닌데. 하여간 우리.

어쩌자고.
애널섹스.
해보자는 말을.
해버린 거야아아?

피차간에 약한 술을 부어가며 했던 말이라 누가 먼저 꺼냈던 말인 건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아마 나일 거다. 확신은 할 수 없지만 그렇게 밖에 생각할 수가 없다. 저 꽉 막힌 얼굴을 한 고지식한 마요라 자식이 술김에라도 그런 말을 먼저 입 밖으로 냈을 리가 없거든. 여자하고도 정상위 밖에 안해봤을 것 같은 놈이잖아?

아. 정상위라고 하니 말인데. 가게 안에서 했던 대화가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도 같다. 아마 내가, 아까 한 말처럼, 여자하고도 정상위 밖에 안해봤을 것 같은 놈이라고 먼저 마요라를 놀렸던 것 같다. 아마, 그걸 시작으로 해서 별별 체위에 대한 지식들이 오가다가 뒤쪽으로 하는 것에까지 이야기가 가버렸던 것 같다. 후배위 말고 뒤쪽에 있는 구멍으로 하는 것 말이지. 자꾸 같다, 같다 하는 건 그냥 내 스스로에 대한 신뢰도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서 같다. 나잇살이나 쳐먹어선 별 친하지도 않은 이 놈이랑 대체 무슨 이야기를 가게에서 떠들어 댄 거야. 배웅하는 가게 주인장 시선이 뜨뜻미지근했던 건 혹시 그 대화를 들었기 때문인가. 이 사람들 정말 하는건가, 하는 생각을 품에 품고 미묘하게 웃다 만 얼굴로 우릴 배웅한 건가. 품 속에 품은 칼도 아니고 그 무슨 민망하기 짝이 없는 흉기를 품에 갈무리 하고 그래. 다음에 한잔 땡기러 가면 그때 꺼내들려고? 나 저 가게 다신 못간다.

지금이라도 술김에 나온 헛소리였다고 말을 꺼내고 싶긴한데, 흘끗 옆에 있는 놈 면상을 봐보니 여유가 지나치게 넘쳐보인다. 이녀석. 해본 적 없다고 했지만 사실 해본 거 아냐? 왜 이렇게 침착해? 아, 미치겠다. 이 놈한테만은 앓는 소리 하고 싶지 않다고. 끝까지 가야하나? 끝까지 가야해? 야, 야. 뭐라고 말 좀 해봐. 지금이라도 못하겠다고 좀 해보라고. 무섭다고 말 좀 해보라고. 나 혼자만 떨고있는 거 아니지? 그렇지? 너 내심 떨고있는거 알고있거든요, 부탁이니 농담이었다는 송구한 말씀이라도 꺼내주세요, 네?

아, 저 놈 여기 쳐다봤다. 눈초리 한번 밉살스럽다. 저 놈한테 지는 건 일단 싫으니까 여유있는 것마냥 웃어줬다. 굳어버린 얼굴 근육이 잘 움직여줬는가 모르겠다.


3. 그 옆, 히지카타

저 자식 지금 웃은 거냐? 웃어도 왜 저렇게 웃는 거냐?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 그런 웃음이야. 무슨 노트를 책상서랍에 이중삼중 트랩을 걸어 넣어뒀을 것만 같은 웃음이라고. 기분나빠. 웃지마라. 위축되잖아. 하지만 절대 위축되는 표정은 보이지 않을 거다. 네 놈한테만큼은 절대 지고싶지 않거든. 물론 그렇다고 다른 놈들에게는 져도 괜찮다는 건 아니야.


4. 그 옆, 긴토키

아-, 미치겠다. 회답하듯 웃어주지 말라고! 표정이 많이 무섭거든요! 긴토키 씨 지금 무섭거든요! 기모노에 가려 안보이는 쪽 다리가 살짝 떨리고 있거든요! 평소 자신의 침대기술의 풍부함을 실컷 자랑했다가 마돈나라고 불리는 같은 학교 여자 선배랑 빼도박도 못하고 침대로 고 하지 않으면 안되는 동정과 같은 심정을 느끼고 있거든요! 아 비유 좀 잘못됐습니다, 잊어주세요.

그런데 어디서 하지? 딱히 빨리 하고싶어서 그러는 건 아니고. 이거 선수쳐서 빨리 물어둬야 내가 지금 허세를 치고 있지 않다는 척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해서. 아니. 잠깐 잠깐. 그래! 할 곳이 없잖아! 신센구미 둔영 안에서야 당연히 못하겠고 남자 둘이서 호텔에 가는 것도 좀 그렇지. 우리 집은 지금 카구라가 옷장 안에서 도라에몽마냥 자고 있을 시간이니까 안돼. 암, 안되고 말고. 애들 교육에 안좋잖냐고. 그래. 이 점을 이용해보자.


5. 인적드문 길 한복판, 대화

"아-, 그런데 말야. 어디 할 곳은 있나? 남한테 쉽게 들키지 않을 장소 말야. 들키면 네가 좀 안 좋지 않겠어? 신센구미 부장님이고, TV에 얼굴 탄 적도 있고, 긴토키 씨보단 아니겠지만 얼굴 좀 유명하고. "
"하. 그러니까 그 말인즉슨, 무서우니 그걸 핑계로 그만 두고싶다?"
"아니아니. 그게 아니지.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어. 긴토키 씨는 전혀 무섭지 않거든? 준비만반이라고. 오히려 네가 무서워 하고 있는거 아닐까 모르겠네."
"그건 절대 네 쪽이겠지, 겁쟁이."
"절대 내 쪽이 아니라니까 그러네? 방금도 말했지만 전혀 무섭지 않다니까? 난 단지, 친절한 마음에 장소를 걱정해준 것 뿐이라고. 원래 이런 건 장소가 문제 아니겠어? 그렇잖아. 사춘기때 애들도 말야, 부모의 눈을 피해 어디서 할까를 먼저 고민하게 되잖냐고. 그거랑 마찬가지 아닐까? 그렇잖아. 아 물론 너나 나나 침대 생활에 자유로운 성인이니까 부모 눈을 피할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래도 너희 쪽 숙소라든가 우리 집이라든가 호텔이라든가 그런 보통 찾을 수 있는 곳은 좀 문제지 않겠어?"
"장소가 고민일 게 뭐가 있냐? 어디서든 적당히 하면 되잖아. 설마 했었는데 정말 소심한 녀석이었군."
"전혀! 전혀 소심하지 않아! 어디에도 댈 수 있을만큼 나의 대범함은 우주적인 수준이야! 뭣하면 여기서라도 할까? 저어기. 저 골목 근처 어때? 어어어두워서 남들 눈에 안보이고 딱일거 같은데. 나나나나나난 물론 괜찮아. 왜냐면 전혀 소심하지 않으니까."
"…저저저저저저기서? 난 물론 괜찮지만, 넌 괜찮겠냐?"
"바바바바바바바바보냐, 너. 괜찮다고 이미 말 했잖냐. 긴토키 씨는 누구와는 달리 대범해서 저런 곳에서도 발딱 세울 수 있거든요."
"누누누누누누, 누가 안 선다고 그래? 좋다, 하자. 가자!"
"가가가가가가가는 거야? 조조조좋다, 가자!"


6. 그리고 긴토키, 히지카타

바보같은 나아아아아아!!!!


7. 골목, 긴토키

진짜, 진짜 진짜 와버렸다. 난 왜 이런 괜찮은 장소를 가리켜 버린 거야. 정말 아무도 안들어올 것 같은 골목이잖냐고. 골목이 짧아서 반대쪽이 뻥 뚫려있길 바랬는데 오히려 그 반대야. 우와, 여기서 진짜 하는 거야? 지금이라도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겁먹고 도망친다는 인상은 심어주기 싫은데.


8. 그 옆, 히지카타

돌아가고 싶다…. 둔영에 돌아가서, 푹신한 이불을 편 다음, 오늘 일은 잊어버리고 푹 자고 싶다. 하지만 이 놈한테 지는 건 싫다.


9. 대화

"저기." "이봐."
"아." "아."
"머머머먼저 말해."
"아니, 네가 먼저 말해라."
"긴토키 씨가 모처럼 양보해주겠다는데 덥썩 받아들이라고."
"그런 너야말로 내가 양보해주겠다는데 겸허히 받아들이지 그래."
"아니, 긴토키 씨는 정말 괜찮거든. 먼저 말해."
"아니아니. 나야말로 괜찮아. 사실 무슨 말을 하려했는지 잊어버려서."
"호, 혹시, 그거 아냐? 좀 무서워졌다고 말야. 그런 말 하려니 쪽팔려서 잊어버렸다고 둘러대는 거 아냐?"
"무무무섭다니 무슨 소리! 전혀 그렇지 않아. 그건 네가 할 말이었겠지."
"너야말로 무슨 소리야! 긴토키 씨는 정말 괜찮거든!"
"그럼 네가 말해."
"아냐. 네놈이랑 옥신각신하다가 나도 잊어버렸다."
"아, 그러냐."


10. 긴토키

뭐라고 하려 한 거야, 네 노오옴! 용기를 살포시 내서 먼저 입을 열려고 했는데 네가 무슨 말을 하려한 건지 신경쓰여서 용기가 살그머니 시들어버렸잖아. 나 혼자서 말을 꺼냈다면 너에게도 안심 나에게도 안심, 종전선언 같은 천혜의 말씀일테지만 동시에 꺼내서는 안된다고. 먼저 앓는 소리 하는 건 죽어도 싫단 말야!


11. 히지카타

이자식 진짜 물러날 기미를 안보이네. 정말 하고싶다는 건가? 아, 술 때문에 머리가 안돌아가서 판단이 안 선다. 다시 한번 침착히 생각해보자. 그래. 저자식이 정말 하고싶어할 리가 없잖아. 남자라고. 방법에 대한 취향은 둘째치고 남자 대 남자니까. 자신만만해보이는 건 역시 허세겠지? 여유있어 보이는 것도 그냥 평소 표정이 그런 것 뿐이라고 할 수도 있잖아. 그렇다면 지금 이 상황을 타개할 뭔가가 있지 않을까. 그래, 그거다. 적당히 도망칠 수 있는 구실을 만들어주면 된다.


12. 대화

"이봐."
"어어어?"
"그…아무래도 청결의 문제가 있으니까.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무슨 준비 씩이나…아, 그 콘돔 말이지."
"병같은 것도 걱정되니까."
"무슨 병? 지금 설마 긴토키 쥬니어의 건강을 의심하는 거냐? 날 그런 놈으로 봤어? 아니거든. 난 건강 그 자체야! 만의 하나 왔다가도 나의 빛나는 건강에 주춤하고 물러날걸."
"…뭐야, 그 말은. 짐작가는 게 있다는 거냐?"
"아니. 없어. 전-혀 없다고. 그런 너야말로 나한테 옮겨서 네가 성병이 있다는 거 들킬까봐 걱정되서 그런 말 한 거 아냐?'
"죽을래? 나야말로 깨끗한 생활을 해온 사람이거든. 뭐야, 사올거냐 말거냐?"
"왜 내가 사러가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건데?"
"왜 그런 거에 태클을 걸고 그래. 혹시 너 사본 적이 없는 거 아냐? 그정도 배려도 안해준 거냐? 혹시 뒤는 커녕 앞도 처음?"
"천만에! 많이 사봤거든요! 많이 해봤거든요! 그런 넌 앞은 커녕 뒤도 처음이 아닌가 보지?"
"무슨 소리! 그런 걸 해볼 일 전혀 없었거든?"
"그럼 역시 네가 가는 게 어때?"
"난 오늘 신분증 안가져와서 안될 거 같아."
"네 얼굴을 누가 미성년자로 착각한다고 그래?"
"시끄러워! 말은 내가 먼저 꺼냈잖냐! 선수필승! 네가 가! 대신 돈은 내가 부담할게. 여기 받으라고. 나를 보낼 거면 네가 부담해."
"그그그그냥 둘이 같이 가면 안될까? 절반 부담할 수 있으니까."
"네 놈은 콘돔을 사러 편의점에 남자 둘이서 함께 들어가고 싶은 거냐? 정말 같이 가줘?"
"아뇨. 됐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입다물고 가긴 왠지 억울하니까 잔돈은 심부름 값으로 내가 받겠습니다."
"그래. 빨리 가. 잔돈으로 네 놈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라도 하나 사먹으라고. 어서 가."


13. 히지카타

그리고 돌아오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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